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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사회

KBS 노동조합 성명서 "권력의 개가 될 것인가? 개과천선할 것인가?"

[성명] "권력의 개가 될 것인가? 개과천선할 것인가?"

또 다시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이 KBS의 전파를 타며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손상시켰다. 게다가 이번엔 주례연설 제작진이 참여도 못한 채 해외에서 일방적으로 제작해 던진 내용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 이는 글자 그대로 KBS가 '정권의 홍보방송'으로써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 외엔 다른 생각이 없음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우리는 이병순 사장 부임 이후 근 1년간 이어온 공영방송 위상 갉아먹기 작업을 지켜봤기 때문에 더 이상 놀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선배이자 최초의 KBS 출신 사장이라는 자가 정권 눈치 보기를 역대 어느 사장보다 앞장서는 모습에 과연 공영방송 KBS의 미래가 있는지 심히 우려된다. 그리고 그 사장 밑에서 노사의 약속도, 언론인의 자존심도 팔아먹는 사측 간부들의 행태를 보면 우려감을 넘어 존재에 대한 분노가 끓어오른다. 

우리는 분명 기억한다. 수개월전 공방위에서 잘못된 대통령 주례연설 도입을 노사가 공히 인정했고, 이를 극복하기위해 주례연설 방송형태의 변경을 노사가 합의했다. 이후 노조는 이를 위한 대안도 내고 성실히 협상에도 임했다. 하지만 사측은 그 어떤 대안이나 협의 노력도 보이지 않은 채 시간만 끌다가 결국 노사합의를 불이행하며 논의 테이블을 결렬 시켰다. 그 뒤로도 라디오PD를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의 압박이 이어지자, 사측은 청와대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고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애드벌룬만 띄울 뿐 협상의 내용과 진전 상황 그리고 전망에 대해선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라디오PD 조합원들은 지난 주 금번 가을개편부터는 '주례연설 폐지' 혹은 '노조가 제시한 방향으로 방송형태 변경' 둘 중 하나를 이행하겠다는 공식적 약속을 이달 말까지 해달라고 사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대가 청와대이므로 사측이 결정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다시 한 번 묻는다! 사측은 국민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 KBS인인가? 아니면 정권의 눈치를 보며 기생하는 권력의 개인가?

우리는 이병순 사장에게 분명히 요구한다! 

- KBS의 위상을 갉아먹으며 권력의 시녀노릇을 하는 사측 인사들의 인적 쇄신을 즉각 단행하라! 

- 또한 공영방송의 이념을 훼손하는 대통령 주례연설을 즉각 폐지하라!

그렇지 않으면 최초의 KBS 출신 사장이라는 그 이름 석자는 공영방송 KBS를 망친 최악의 사장으로 기억될 것임을 분명히 명심하라! 그리고 공영방송을 되살리기 위해 KBS 노동조합은 어떤 투쟁도 불사할 것임을 선포한다! 

2009년 7월 13일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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