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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고 다시한번 삼성을 생각하게 되었네요.

삼성을 생각한다삼성을 생각한다 - 10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다시금 삼성을 생각한다를 통해 재벌들의 치졸함과

그들만의 왕국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을 배우게 해주는 책입니다.

http://lux99.tistory.com2010-03-07T09:54:450.31010



변호사 김용철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2007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삼성 비리’ 고발의 주인공인 변호사 김용철의 책이 출간되었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제목의 이 책은‘ 변호사 김용철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카피를 달고 있다. 500여 쪽에 달하는 이 책에 담긴 그가 미처 하지 못했다는 말은 무엇일까.

김용철, 문제 많은 사람?
변호사 김용철, 그는 어떤 사람일까. 세간에는 김용철 변호사에 대해 이러저런 소문이 많이 떠돈다.“ 삼성에서 100억을 받고 호의호식한다, 룸싸롱 마담과 살림을 차렸다. 불법유흥노래방을 운영한다.”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명된 것은 없지만, 이런 얘기를 계속 듣다보면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왜 삼성을 문제 삼았는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친척들의 사소한 범죄도 눈감아 주지 못해서 평생 남남처럼 살고, 10만원 받은 경찰은 해직, 50만원 받은 경찰은 구속시킨 원칙밖에 모르는 고지식한 검사가 그였다고. 그렇게 십년을 넘게 살고 삼성에 들어간 이유가“ 집에 돈을 가져다 주는 가장 노릇을 하기 위해”,“ 떳떳하게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고. 말은 누가 하는가에 달려 있다.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그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왜 김용철은 아무도 하지 않은 삼성이야기를 하는가. 
삼성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많다. 많기는 한데 자세히 보면 두 가지로 수렴된다.“ 삼성이 최고”, 혹은“ 삼성이 악의 근원”이다. 그런데 삼성을 다니는 사람치고 삼성에 문제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고, 삼성 문제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삼성 근처에도 안 가본 사람들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특이했다. 삼성의 핵심 임원으로 7년이나 근무한 사람이 삼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삼성의 경영을 책임지는 구조조정본부, 그중에서도 핵심부서인 재무팀 관재(管財)파트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삼성의 심연을 알 수 있었다. 그가 경험한 것들을 아는 사람은 삼성 내에서도 극히 일부다. 그는 삼성의 세계적인 기업으로서의 경쟁력과 위상을 잘 알고 있다. 동시에 아무나 볼 수 없는 삼성의 어두움 또한 알게 되었다.

삼성과 대한민국, 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용철 변호사가 말하는 삼성은 기업이 아니다. 한국 그 자체다. 삼성의 모든 행위는 혈관처럼 한국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 정계, 법조계, 학계가 모두 삼성과 함께 움직였다. 삼성비리가 검찰비리와 함께 불거진 건 이상한 게 아니다. 삼성비리가 곧 국가 전체의 비리였다. 이쯤되면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 모두가 한통속인데 잘잘못을 따지고 말 것도 없다. 사실 이러한 유착관계는 오래된 익숙한 광경이고, 흔히 냉소적이기 쉽다. 한국이 원래 그렇다, 삼성이 원래 그렇다고 말하곤 한다. 다 안다는 듯이 말한다. 그러나 알면 냉소하기 어렵다. 모르니까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냉소할 뿐이다.

이제 삼성을 생각할 때
이 책에는 김용철 변호사가 7년간 일하며 보고 겪은 삼성이 온전히 그려져 있다. 그가 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는 책의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에 입사하기 전, 그가 가졌던 글로벌 기업의 환상은 모두 부서졌다. 그는 삼성이 저지른 비리를 수도 없이 목격했다. 그를 괴롭힌 것은 삼성이 비리를 저지른다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상시적으로 저질러 지는 비리가 삼성 존재의 한 근거라는 사실, 그것이 그를 괴롭게 했다. 그는 묻고 싶다. 기업의 핵심인 선진 경영과 세계적인 경쟁력, 삼성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지금껏 대한민국은 오늘의 삼성을 만들기 위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이제 잠시 삼성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그게 삼성을 다시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독자들이 그의 글을 통해 삼성을 생각할‘ 때’를 실감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